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하루에 하나씩 글쓰기

달리기

제가 운동하는 곳입니다 

 

제가 달리기를 시작한 건 30대 후반이었습니다. 

당시 저는 살이 많이 쪄서 하루 만보 걷기를 하고 있었고요.

제법 빠르게 걷게 되어 이 정도면 아예 뛰는게 낫겠다 싶을 정도로 체력이 많이 좋아졌을 즈음

계속 다른 사람들 뛰는 것만 부러워하며 지내다가, 어떤 날 그냥 뛰어보자 싶어 뛴 게 시작이었습니다.

 

 

 

달리기를 시작하며 여러 이벤트들이 있었어요.

운동 중독으로 고관절에 염증이 생겨 세 달 가량 운동을 못한 적도 있었고,

러닝화 잘못 구입하여 족저근막염이 생겨 또 한 달 가량 운동을 못한...헐~ 

밤늦게 운동하다 별의 별 이상한 사람들을 만난 적도 있었고,

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홀딱 젖은 상태로 운동하기도 하고,

고라니, 뱀 같은 야생동물도 보고 아무튼 무섭기도 하고 재밌기도 한 일들이 있었습니다. 

 

제가 운동하며 보게 된 두번째 뱀입니다. 첫 째는 너무 놀래서 사진도 못찍었거든요.

 

 

잊을만 하면 한번씩 보이는 두꺼비

 

 

 

달리는 시간은 명상의 시간입니다. 

오직 제 숨소리와 숨 고르기에만 집중하기에 다른 잡생각들은 사라집니다.

공기 냄새는 물론 천천히 변하는 계절을 온 몸으로 느끼며 7킬로 가량 뛰다보면,

어느새 몸은 땀범벅이고, 안면홍조가 심한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있죠. 

그 상태로 집에 와서 따뜻한 물에 샤워하고 냉수 벌컥벌컥 마시면 와~ 진짜 기분 좋거든요. 

 

 

이 글을 보시는 분이 저처럼 40대 중반의 여성분이시라면

걷기도 물론 좋지만 한번 달려보시죠. 

정말 새로운 세상이 펼쳐집니다.

 

 

 

운동할 땐 남들의 시선 따위 잊어버리세요.

달리는 길엔 오직 저와 길 밖에 없는 겁니다.

달리는 시간은 명상의 시간이기도 하지만, 저와의 데이트 시간이기도 합니다.

오롯이 날 것의 저에게 집중할 수 있으니깐요. 

힘든 하루, 지친 몸을 간신히 추스리고 운동복 갈아입고 모기 기피제 온 몸에 뿌리는 번거로운 단계들을 거쳐가며 

나 자신과 데이트 하러 나왔는데 남의 시선 때문에 운동을 못한다???  이 얼마나 손해인가요. 

 

게다가 땀범벅에 젖은 티셔츠, 시뻘건 얼굴은 제 몸이 제게 고맙다고하는 표시입니다.

집에서 빈둥거리지않고 일부러 나와서 이렇게 뛰어주니 정말 고맙다고요.

1도 부끄러운게 아닙니다.

이런 멋진 모습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게 아니에요.  암요.

 

 

딱 한번 그냥 아무 생각하지 말고 뛰어보자고 했던 행동 하나로 저는 정말 많은 게 바뀌었습니다.  

'이거 한다고 뭐가 달라지겠어?' 싶은 나비의 날갯짓같은 사소한 일들이,

의외로 크게 돌아올 수 있다는 걸 하나 둘씩 경험하면서

스스로에 대한 사랑과 자신감은 쌓여가는 것 같습니다.   

 

 

그럼 이만 뿅~ 

 

 

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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